1. 영화 줄거리 소개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부모님을 고소합니다"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살고있는 어린 소년 자인은 누군가를 칼로 찌른 죄로 소환된 법정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출생신고도 하지 않았고 출생 증명서도 없어 언제 태어났는지도 모르는 자인, 사람이 살기 어려워보일 정도로 엉망인 집 안에서 어린 동생들은 서로 끌어안고 잠을 청하고, 아직 어린 아기 동생은 기둥에 발목이 사슬에 묶여 아무렇게나 키워집니다. 자인의 가족은 환각제로 마약주스를 만들어 감옥에 팔고, 아이들은 매일같이 길거리에서 생과일 주스를 팔며 살아갑니다. 어느날, 자인의 여동생 사하르의 월경이 시작되고 자인의 부모는 그런 사하르를 결혼이라는 명목으로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인 슈퍼 주인에게 닭 몇마리를 받고 팔아버리려 합니다. 어떻게든 사하르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분노하는 자인, 그런 자인에게 아버지는 사하르를 남자들에게 보내는 것이 지금의 현실보다 낫다며 이것이 사하르에게 좋은 일이라고 합리화하며 억지로 사하르를 끌고 가 슈퍼주인에게 보내버립니다. 이런 현실에 진절머리가 난 자인은 가출을 결심해 집을 나와버립니다. 가출한 자인은 놀이동산 근처에서 일자리를 알아보지만 그 누구도 받아주지 않습니다. 놀이동산에서 만난 불법체류 중인 여인 라힐은 일도 해야 하고 아직 어린 아기 요나스도 돌봐야 해 화장실에 숨겨놓곤 했습니다. 라힐은 놀이동산 근처에서 만난 안쓰러운 자인을 거두어주고 자인은 라힐이 일을 하는 동안 아기 요나스를 돌봐주는 일을 하게 됩니다. 라힐은 불법 체류증이 만료되어 불법 브로커를 찾아가지만 1500불을 구하지 못해 추방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라힐은 돈을 벌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을 합니다. 그러나 웬일인지 며칠째 집에 라힐이 돌아오지 않고 자인은 아기를 데리고 동네에서 수소문하며 라힐을 찾아 나섭니다. 오랫동안 라힐의 소식은 들리지 않고 돈을 벌 수 없는 자인은 요나스와 힘들게 하루하루를 근근히 살아갑니다. 라힐이 오랫동안 집에 돌아오지 못했던 것은 불법체류인 것을 걸려 잡혀갔기 때문입니다. 힘들게 아기를 돌보며 시간을 보내던 자인에게 불법 브로커가 접근해 요나스를 좋은 곳으로 입양보내고 500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자인은 이때 필요한 출생 증명서를 찾기 위해 다시 옛 집으로 돌아가고 사하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슬픔과 분노에 찬 자인은 칼을 들고 슈퍼주인에게 가 일을 저지르게 되는 자인, 경찰에 잡혀가게 됩니다. 교도소에서 라힐을 만나게 되고, 라힐은 자인에게 자신의 아들은 어디있냐며 부르짖습니다. 면회를 온 엄마에게 또 다시 여동생을 갖게 될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듣는 자인, 그날 자인은 방송국에 전화해 부모를 고소하고 싶다는 제보를 합니다. 애들을 돌보지 않는 부모가 지긋지긋하다고, 그 뱃속의 아기도 자신과 같이 될거라고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법정에서 자인은 자신의 부모가 더이상 아이를 갖지 않게 해달라고 판사에게 요청합니다. 이 사건은 대대적으로 보도가 되고 인신매매범들이 데려간 아기 요나스도 구할 수 있게 됩니다.
2. 영화 배경
제목 '가버나움'은 성경 신약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도시 이름입니다. 예수가 아픈 환자를 기도로 고치고,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는 등 믿지 못할 많은 기적을 일으킨 장소입니다. 그러나 오만에 빠진 이곳의 주민들은 예수의 예언을 무시한 뒤 페르시아의 침략을 받아 폐허가 된 도시라 혼돈과 기적이 동시에 존재하는 도시라고도 합니다. 이 영화의 배경은 '레바논'이며 '레바논'에서도 수도 '베이루트' 지역입니다. 중동의 파리라고도 불리우며 개방적인 문화풍속으로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천국같은 곳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지옥같은 곳입니다. 레바논 정부는 내전으로 행정이 마비되었고, 약물중독, 아동착취, 난민 브로커, 성매매, 인신매매 등의 범죄가 판을 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이스라엘의 가버나움처럼요. 가버나움은 이러한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리얼리즘을 통해 스크린에 드러냅니다. 등장 배우들, 특히 아역들은 실제 난민 아이들이라 정해진 대본이 아닌 상황 속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반응에 따른 연기를 지향하며 촬영했습니다. 영화 내내 주인공 자인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그 어떤 어른보다도 자애롭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런 자인이 살인미수라는 중범죄를 저지른 것은 과연 자인만의 잘못일까? 라고 관객들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지며, 가난의 대물림과 자인과 같은 난민 아동들을 위한 우리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사유하게 하는 정말 가치있는 영화 '가버나움'입니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으니 꼭 관람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3. 아역배우 실제 근황
관객들이 눈을 뗄 수 없는 흡입력 있는 연기를 펼치는 주인공 자인은 실제 레바논 빈민가에서 배달 일을 하던 시리아 난민 소년입니다. 칸 영화제 참석 일주일 전까지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던 사람이었으며 이 영화를 통해 실제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입증했고,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됩니다. 영화 출연 후 이 영화에 나온 아역 배우들은 유니세프를 통해 모두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작진은 이 영화에 출연한 아이들, 가족들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가버나움' 재단을 설립해 아직까지도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인공 '자인'은 제작진과 유엔난민기구의 도움을 받아 노르웨이에 가족들과 함께 정착해 살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보통 아이들처럼 학교를 다니며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